대선·지방선거선 완벽히 변화된 모습을 / 낡은 이념에 의문 품고 열린 사고 가져야
4·15 총선에 참패한 미래통합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지도부 공백을 메우고 당이 나아갈 길을 재정비하기 위해서다. 미래통합당이 국민에게 사랑받고, 당의 국가 비전과 전략, 리더십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180석을 차지해 미래통합당에 압승을 거뒀다. 민주당이 민심과 멀어져 2008년 81석에 그친 이후 12년 만에 이룬 결과다. 당과 인물을 바꾸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앞으로 미래통합당이 신뢰를 얻기까지 10년 동안 체질 전체를 바꿔야 할 것이다. 당의 구석구석을 변화시키고 선출직 공직후보자들이 비전과 이념을 꾸준히 준비해 가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시간이 많지 않다. 나라의 기준이 흔들리고, 경제와 안보가 위태롭다. 보다 빠르게 나라와 국민, 미래세대를 위해 정치 기능이 회복되도록 변화를 서둘러야 할 때이다.

정현호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는 완벽히 변화된 모습으로 국민에게 평가를 받아야 한다. 2년 안에 승리하려면 지금부터 로드맵을 갖추어야 한다. 국가와 사회 과제를 해결하면서도 국민이 원하는 비전과 대안, 시대에 걸맞은 콘텐츠와 역량 있는 인물을 준비해야 한다. 당이 국정 철학과 비전을 준비하고 수권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새로운 청사진(비전과 대안), 리더십, 영향력(이슈 구도), 시스템(조직과 제도)적 정비를 해야 한다.
비대위는 2년 뒤에 있을 대선 전에 전당대회를 거쳐 만들어지는 지도부가 방향을 이탈하지 않고 성장하는 경로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혁신적 전략과제를 제안한다.
우선 시스템과 구조를 바꿔라. 주요 의사결정 및 조직 기구(공천관리위원회 포함)에 청년을 20%에서 45%로 확대하고 당내 청년정치발전기금을 설치해야 한다. 통합과정에서 약속한 당의 재정을 지원하는 독자적인 청년정치 생태계도 구축해야 한다. 여의도연구원장 등 주요 당직은 원외 또는 정당 인사가 맡고, 국회의원은 원내 의정 및 정무 활동에 전념하며 지역구 활동에도 집중해야 한다. 국회의원과 정당인들의 도덕성, 윤리 기준을 강화해 막말, 비리 등 각종 문제를 예방해야 한다.
또 비대위는 의사결정 리더십을 발휘해 개방적인 문화와 토양을 구축해야 한다. 신중하고 예민한 사안이 있을 경우 당헌 당규, 기조에 따라 원칙을 고수하는 의사결정을 계속해야 한다. 그래야 당의 원칙과 규율이 살아난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시도될 수 있도록 경직된 당 문화를 유연하게 변화시켜야 한다. 정책 및 혁신 역량 등에 대한 의원들의 강점을 고려해 전략적 사안에 맞는 역할을 맡겨야 한다.정보기술(IT) 역량 확보도 중요하다. 선거 캠페인 및 정당 활동에 도움이 되는IT서비스 개발을 위해 정치 분야에IT를 활용, 창업하는 ‘정치스타트업 10팀 육성지원 프로그램’을 실행해야 한다.
청년 정치(정책·조직) 활성화에 주력해야 한다. 규모가 커진 통합당에서는 청년최고위원과 중앙청년위원장을 분리해 정무와 조직 기능 분담, 정책 중심의 정당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 당의 정책국과 평상시 청년 공약 및 정책을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당내 인재 기회를 확대하며 영입인재에게 주요 당직을 부여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슈를 주도할 수 있는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 청년대변인 제도를 잘 활용하고, 원내대변인은 정책과 전략을 갖고 있는 초선의원들로 배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비전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여의도연구소의 정책기능 활성화, 청년정책연구센터에 청년원외위원장 및 연구원 지원, 시민단체와의 연구 연계를 통해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을 넘어서는 새로운 국가비전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전략대안 을 만들어야 한다.
비대위의 기조와 방향도 확고해야 한다. 더 나은 비전과 대안을 설득하기 위한 비판도 있어야 한다.
낡은 이념과 낡은 방법에 의문을 품고, 열린 생각과 열린 사고로 비전을 찾자. 20대, 30, 미래세대가 원하고 추구하는 가치를 믿자. 그것이 한국사회가, 대한민국이 더 건강해지는 길이라는 것을 믿자.
정현호 내오(내일을위한오늘) 대표/운영위원장,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